물에서 귀엽고 발랄한 워터보이가 탄생한다. 워터보이는 통통 튀며 불을 끄기도 하고, 냄비 속에 들어갔다 수증기로 변하기도 한다. 워터보이는 워터걸을 만나 워터베이비까지 낳는 깜찍함을 보인다. 2004년 칸 광고제에서 금상을 받은 ‘에비앙’의 생수 광고 내용이다. 광고가 제품 홍보를 뛰어넘어 예술작품이 된 경우다.
“‘와하하’를 마시면, 밥맛이 좋다”는 광고로 단숨에 중국 생수시장을 장악해버린 ‘와하하’ 생수는 그 이후에도 중국 최고 인기 가수인 왕리홍을 모델로 내세워 CCTV 등에 지속적으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샘물시장에서는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은 원천적으로 먹는 물의 TV 광고를 금하고 있다. 먹는 샘물은 사먹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 증가로 공공상수도사업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먹는 물법 제31조 및 시행령 제14조’ 등에 따라 TV 광고(종합유선방송 제외)를 금지하고 있다.
법 조항 때문에 한국에서 샘물산업은 광고보다는 ‘유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샘물제품 기업들은 모두 광고로 얼마나 많이 알려지느냐보다는 ‘얼마나 잘 깔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칠성의 ‘아이시스’ 광고를 맡고 있는 대홍기획의 김상현 부장은 “전광판, 신문 광고 등을 하고 있지만, 광고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생수는 광고 관여도가 낮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생수시장에 광고 자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석수와 퓨리스’는 운동장 펜스 광고 위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석수와퓨리스 관계자는 “생수가 음료를 많이 대체하고 있고 탄산음료나 색소음료를 잘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주로 스포츠, 마라톤경기 등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홍종필 이화여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건강에 해로운 알코올, 담배도 아니고 소주 광고도 지상파 TV를 통해 나가고 있다”며 “지상파 TV만이 물 광고를 규제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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